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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서로 얽히고 설켜서 지내지만 진실한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바로 제한된 이유는 시간이다.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헤어진지 벌써 2년쯤 된 여친이 있다.
마지막 만남이 될 것이라는 예감이 서로를 훑고 지나갔지만, 애써 그것을 흔들어 부정했다.
둘이는 손을잡고 한가로이 떠있는 배들을 바라보며 바닷가에 섯다.
그리고는
"잘 지내 열심히 살아야지"
그것이 전부였다.
서로 마주보는 눈빛 속에는 뭔가 정말 오래동안 서로에게 간직해 둘 특별한 추억을 가지고 싶었지만 차마 말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는 뭔가 특별한 것을 가지는 것이 좋았을까?
아니면 그대로 미련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았을까 하는 것은 아직도 해답을 찾지 못하겠다.
최소한 "너의 모든 것을 추억속에 간직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았을까하는 마음도 아직은 남아있다.
그것이 내 여친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글세 지금 생각해본다. 과연 어느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는지, 그래도 가슴찡한 아련함은 아마도 가질 수 있겠지만...
또 이렇게 그저 담담하게 서로를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