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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나라
이제는 완성할 때다. 중반기의 완성을 위해
훔쳐보기

다른 사람의 속을 드려다 보는 것이 쉽지는 않다.
아무리 솔직하게 쓰는 일기라고 하지만, 자기 스스로에게 조차 솔직하지 못한 것이 인간이다.
스스로를 드려다 보면서도 눈길을 피하는 부분 바로 그 부분을 보고 싶은 것인가?
세상에 그만큼 용감한 사람이 있을까 싶다.
그렇게 용감한 삶은 산 사람도 많이 있다.
내가 그 경지에 다다르려면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
그것을 올해는 도전해 보는 것이 좋겠다.
혼자 웅얼거림을 적지 말고, 실제 나타난 일들을 적나라하게 적어 놓는 것이다.

그런데 회사 일이 대부분 인데 너무 딱딱하지 않을까?
아하 그래 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자.

평상시 대로 밤 열시를 넘겨 아파트 앞에 차를 세웠다.
차 문단속을 하고 배낭속에 들어있는 약수물을 등에 지고 아파트 계단으로 향한다.
2층 베란다에서 달그닥 소리가 난다. "밥먹고"녀석이 내가 오는 것을 눈치채고 창가에서 강중거리고 있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라 그런지 도통 짖을 줄 모른다.
만약 시끄럽게 짖기라도 했다면 성대 수술을 했을 거다.
아내와 아들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아내는 지금 막 교회에서 돌아오는 길 이라고 한다.
교회에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 둘 이야기 한다.
난 청소기와 걸레를 찾아들고 방 청소를 시작했다.
유일하게 집안 일을 도와주는 것이 방 청소하고 이부자리를 펴는 일이다.
진공 청소기 넘어로 아내의 이야기가 들린다.
목사님께 파카 그래스를 선물로 줄 생각이란다.
누군가가 두산중공업 직원들에게 파카그래스 나눠 준 이야기를 목사님이 들었는데, 자신이 주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어차피 집 선반에서 먼지를 쓰고 있는 물건 나눠 준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아들은 "헌터 바이 헌터"라는 만화영화를 몇일에 걸쳐 보고 있다.
오늘 마지막 부분을 CD로 구워서 갔다주니 뛸 듯이 기뻐한다.
청소를 마치고 아들을 재우기 위해 억지로 컴퓨터 앞에서 비키라고 했다.
아들은 끝까지 볼 거라고 버틴다.
"아빠 삐졌다. 나이 먹으면 잘 삐치는 거 알지"라고 말하고 이부자리에 누웠다.
아내는 두꺼운 요를 싫어한다. 바닥이 따끈 따끈해야 한다며 얇은 여름 이불을 깔고 잔다.
등이 배기지만 참고 누워자니 이제는 나도 별로 불편한 줄 모른다.
십여분이 지났을까? 잠이 들만한데 아들이 쫒아 왔다.
"이제 아빠 가서 게임해라"
"싫어 삐쳐서 오늘 그만 잘거야"
"아빠 빨리가서 해라, 비켜 줬잖아"
나는 못 이기는 척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아 "레드얼랏2"를 시작했다.
유일하게 내가 재미를 붙인 게임이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전략이 재미있다. 철저한 수비와 적절한 공격, 결코 쉽지 않은 게임이지만 싫증을 내지 않고 내가 수년간 즐겨온 게임이다.
두번 적의 기습으로 졌다. 세번째는 그런대로 방어를 해 내 전력을 강화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시간을 보니 자정이 가까왔다. 세이브 시켜 놓고 아내 옆에 붙었다.
내일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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