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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나라
아기가 크는 것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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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는 자주 다툰답니다.

주로 바지를 아무데나 벗어 놓는다든가, 음식을 흘린다든가 하는

시시한  그런 것들인데

이번에는 특별한 일이 있었답니다.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새 집 화장실 안에는 신기한 것들이 많이 있더군요.

비데 리모콘을 비롯해 한참 구경을 하는데 이게 뭔가 하는 것이 있었으니

화장실 안 벽에 홈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는데, 볼륨도 라디오 기능도 별게 다 있어요

그런데 맨 아래 호출 기능이라고 빨간색 버튼이 하나 있었답니다.

 

내 호기심에 그것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지그시 꽉 누르고 만 것이었답니다.

 

그러자 아파트가 떠나가도록 알람이 울리며

 "비상 호출 입니다. "  삐삐

 "비상 호출 입니다. "  삐삐

 "비상 호출 입니다. "  삐삐 가 반복되는 것이었지요.

 

황당 그 자체 화장실에서 급히 볼일을 끊고 뛰어나와 대책을 마련하려 하는데

알람 끄는 방법이 없어요.

경비실에 연락을 하는데, 연락도 잘 안되고, 관리 사무소는 휴일이라 사람도 없고,

아내가 급히 경비실까지 뛰어갔다는 거 아녀요.

9층에서 ㅎㅎㅎ

 

그런데 홈 시스템 이것 저것을 누르다 보니 설정 초기화 라는 것이 나오더군요.

초기화를 누르니 겨우 알람이 멈췄답니다.

 

세상에 만상에

동민 여러분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물론 마나님한데 무진장 야단을 맞았지요.

 

그래도 재미있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아내가 그렇게 당황해서 번개같이 9층을 달려 내려갔다는 것이 신통 방통한 일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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